뉴욕 한인회 선거 소감 2009
김성준(평화통일 뉴욕 협의회 자문위원)
이번 선거는 특히 중상모략, 유언비어, 권모술수, 매수, 매표, 등으로 얼룩진 선거였다. 방송사의 편파적 방송, 언론의 자기중심적 보도, 앞에서는 공명선거를 부르짖으면서 뒤에서는 부정선거를 저지르는 위선적 후보, 한국의 정치판을 빼닮은 것에 다름 아니었다. 어떤 해에는 경쟁자가 없어서 단독 입후보한 후보자가 무투표로 당선된 적도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세 후보의 과열경쟁으로 동원된 투표 참여자 15,170명이 인위적으로 동원된 불특정 다수로서 사상 최다 숫자라고 하는 것밖에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선거결과는 후보자의 인품과 자질보다는 동포사회에 존재하는 지연, 학연, 혈연, 종교, 단체, 한국의 정치적 당파, 등을 총망라해서 누가 효과적인 조직과 동원을 관리하고 운영했는가에 따라 결정된 것에 다름 아닌 것 같다. 미국 법은 선거비용을 모금하고 사용하는데 투명성을 요구하는데, 이번 각 후보들이 쓴 선거비용을 법적으로 조사라도 할 수 있다면, 부끄럽고 곤란한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수 십 만 불이 거래되는 뉴욕 한인회 선거에 언젠가 미국정부의 눈초리가 쏠리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뉴욕 한인회가 우리 동포들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기에 매 2년마다 우리 동포사회가 이리도 법석을 떨어야 하는 지 동포사회의 지도자들의 반성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 동포들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욕 시장이나 뉴욕 주지사를 뽑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수 십 만 불을 들여서 차지한 한인회장이라는 자원 봉사 직이 우리들의 문제(재정문제, 가정문제, 청소년선도문제, 노인복지문제, 장애자우대문제, 소상인 보호문제, 등등)를 얼마나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것인가? ....
나는 인위적으로 동원된 불특정 다수에 의한 선거방식을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대의원들에 의한 선거방식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한인회의 구조를 동포사회의 실세로 활략하는 수많은 단체들의 대의원들에 의해서 한인회 이사회를 구성하고, 그 이사회에서 회장을 선출하고, 그 이사회에서 선출된 회장은 그 이사회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구조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나는 이러한 나의 제안에 대한 찬반, 장단점, 방법론, 등에 대한 토론을 적극 환영한다.
30여 년 전 한인사회에 단체라고는 한인회밖에 없을 때 생긴 유학생들의 친목 단체 회칙이, 오늘날 각 지역에 지역 한인회가 있고, 무수한 직능단체들이 활략하는 미주 동포사회에서 그 대표성을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성격이 다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그 대표성을 가진 한인회장을 갖기를 원한다는 것은 우리 동포사회의 역량을 통합해서 우리들의 일치된 목소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동포들의 인구가 불과 수 천 명일 때 가능했던 불특정 최다수표를 획득하면 회장이 될 수 있었던 선거제도가 수 십 만 명이 된 오늘날의 동포사회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우리가 당장 개혁해야 할 부조리한 현실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선거제도는 우리들에게 부질없는 낭비와 부조리의 악순환을 강요할 뿐, 미주 동포사회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하루빨리 끊어버려야 할 악습이다! 동포사회의 지도자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정작 써야 할 미국 조야에 정치력 신장을 하는 데 쓰지 않고 우리끼리 자리다툼에 소모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미주 동포들은 우리들의 머리 꼭대기에 않아 있어야 할 우상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한인회장의 위치가 미주 동포사회의 역량을 통합하고, 그 통합된 역량을 미국 조야(뉴욕의 올바니와 미국의 워싱톤 디씨)에 대해서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 존재가치를 인정할 수가 없다.
명백한 사실은, 우리들의 삶의 내용은 우리들이 사는 동네의 정치인들의 역량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 우리들이 일차적으로 해야 할 일은, 우리 동네 정치인들에게 우리들의 민원을 청원하는 일이지 자원 봉사자에 불과한 한인회장에게 청원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원 봉사자에 불과한 한인회장이 마치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라도 할 수 있는 것처럼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주제넘은 발상에 불과한 것이다.
요즈음, 미국 조야에 등장하는 우리 동포 2세들은 우리가 말하는 한인회를 통해서 성장한 사람들도 아니고, 이러한 우리 동포 2세들은 앞으로도 우리가 말하는 한인회를 통해서 나오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2세들이 우리가 말하는 한인회를 인수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인회에 관여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자녀들이 우리가 말하는 한인회에 들어와서 일할 수 있는 지 한 번 물어보자. 간혹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영입한 2세들이 단 몇 개월도 안 되어 한인회를 떠나는 것을 보는데, 그 것은 우리 1세들과 2세들의 생각, 말, 행동양식, 문화,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한인회는 결국 이민 1세들의 마음의 고향일 뿐 2세들에게 넘겨줄 수 있는 것이 될 수가 없다. 또한 우리 2세들은 우리 1세들이 말하는 한인회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각자의 가정교육과 미국식 교육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바와 같이 스스로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주 한인사회의 역량을 통합하고, 통합된 역량을 활용하여 미국 조야에 한민족의 정치력을 신장하는 일 밖에 한인회가 해야 할 일이 또 있다면, 그 것은 스스로 잘 나가는 청소년, 스스로 잘 사는 노인, 스스로 잘 나가는 동포들이 아니라 소외된 청소년, 소외된 노인, 소외된 동포들의 권익을 찾아 주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인회는 무릇 소외된 청소년을 선도하는 일을 돕고, 소외된 노인들의 복지향상을 돕고, 불이익을 당하는 소기업 한인상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을 도맡아서 할 때 비로소 자원 봉사단체로서 한인회의 존재이유가 정당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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