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모임 1986
1986년 새남터 4호
성서가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것쯤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자주 그 하느님의 말씀에 접하는가 하는 물음에는 대답이 궁해지는 것이 우리 믿는 사람들의 실정이 아닌가 한다.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접하기는 주일 미사 때 듣는 독서와 복음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닌가 싶다.
성서모임의 참가자들은 지난날 생명의 양식인 하느님의 말씀을 소홀히 한 까닭에 타성에 젖을 수밖에 없었던 자신들의 신앙생활이 이제 성서의 말씀과의 지속적인 친교를 통해서 활력을 찾게 됨을 체험한다. 또한 교회의 교리, 기도서, 전례, 등이 모두 성서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성서모임을 통해서 재확인하게 됨으로서, 여태까지 지루하고 형식적인 것만 같았던 전례가 얼마나 심오한 뜻을 머금고 있는지를 알게 되며, 따라서 그 전례를 통해서 더 많은 은총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국 교회에서는 약 20년 전부터 이러한 성서모임 운동이 벌써 도입되어 전개되었고,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이 모임을 통해서 은총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요즈음 우리가 모이는 형태의 성서모임은 한국 교회로부터 전래된 교재와 봉사자를 통해서 시발된 점이, 성령운동, 부부주말, 꾸르실료, 등 교회내의 다른 여러 신앙쇄신운동이 한국 교회로부터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 역수입된 현상과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모이는 형태의 성서모임이 시작된 것은 불과 1년 전의 일이다. 작년 11월 7일 목요일 저녁 전교회관에서 신망애 성서모임이 발족한데 이어 곧 겨자씨 성서모임이 결성되었고, 현재 무려 6개 성서모임이 매주 각기 다른 장소와 시간에 모여서 성서의 말씀을 서로 나누고 있다. 성서모임은 성서를 학구적으로 공부하기 위한 모임이라기보다는 성서의 말씀을 우리의 생활로 받아들이기 위한 모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모임을 공개적으로 모집할 수 없었던 것은 모임을 지도할 수 있는 봉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성서모임을 통해서 봉사자가 배출 되는대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하는님의 말씀인 성서는 우리의 삶에 초월적인 힘을 부여하는 생명의 양식이다. 성서모임은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그 올바른 뜻을 배우고, 그 뜻을 우리의 생활에 비추어 살려고 노력함으로써 우리의 신앙생활을 더욱 원숙한 단계로 끌어 올리는데 그 목표가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의 참여를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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