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좋아 등산 클럽 Mount Marcy 등반기
Mount Marcy는 동계 올림을 두 차례 치룬 Adirondack Park 안의 Lake Placid 동네에 위치한 산으로 뉴욕 주에서 가장 높은 산(5344 ft)으로 산길(Trail)거리가 왕복 13.4마일이나 된다. 산 밑(The Adirondack Loj)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고도만 3224 ft. 우리는 이 산을 오르기로 한 것이다.
지난 초여름 6월 27일(금) - 6월 29일(일) Catskill의 North-South Lake에서 2박3일 캠핑을 한 바 있는 우리는 이 산을 오르기 위해 9월 26일(금) - 9월 28일(일) 2박 3일의 캠프 계획을 세우고 두 달 전부터 준비했다. 우리는 날씨가 추워서 텐트에서 잘 수 없다고 보고 참가 인원수(13명)에 맞는 Rental House를 Online에서 수소문하여 빌려 두었던 것이다. 우리가 빌린 집 이름은 The Huttlinger House로서 Online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참가 인원은 13명으로 4대의 승용차에 분승하여 우리 일행은 Fort Lee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였다. 다른 곳에서 출발하는 대원들도 있으므로 Thruway(87) 선상의 Plattekill 휴게소에서 아침 7시 30분까지 집결하여 차 4대가 우리가 2박 3일간 묵을 숙소를 향해 출발하였다. 오후 1시경 토착하였는데 배가 고파서 아가다님이 가져온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3시경 내일 등산할 Marcy 산의 차대는 곳(Trailhead)을 답사하여 가는 길과 주차장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와서 석양이 비추이는 숙소 바로 앞에 Mirror Lake를 끼고 우리가 들어온 입구로 연결된 Lake Placid의 Main Street를 걸어서 산책을 나갔다. Main Street는 우리 숙소로 들어갈 때 통과해야 하는 좁은 길로 양쪽에 오래된 호텔, 식당, 가게, 등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데, 주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는 것 같이 보였다. 날씨가 추울 줄 알고 가지고 온 옷들이 별 소용이 없었다. 포근한 날씨에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 울긋불긋 추색이 완연한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풍경은 도심지에서 온 우리들을 환영하는 듯 우리들의 마음을 넓게 열어주었다.
해가 어둑어둑해지고 길거리의 가로등이 불빛을 밝히매 우리들은 어슬렁어슬렁 숙소로 돌아와서 남자 대원들은 앞마당에서 이비룡님이 마련해온 갈비 바비큐를 준비하고 여자 대원들은 부엌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였다. 자기 이름처럼 언제나 동작이 빠른 이비룡님이 동네 가게에서 사온 'Lake Placid' 맥주와 송하중님이 가지고 온 와인을 마시며 바비큐 틀에서 방금 구운 갈비, 송유경님이 손수 만들어온 따끈하게 데운 매콤한 낙지볶음, 시종 칭찬이 자자했던 헬레나님의 겉절이, 등을 침을 흘리며 맛있게 먹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내일 등산 준비를 끝내고 저녁 9시경 모두들 일찍 각자 방으로 사라졌다. 모두들 새벽부터 설친 잠을 꿰매느라 집안은 조만간 조용해졌다. 내일 숙소 출발시간은 6시 30분. 온종일 걸리는 기나긴 등반이 기다리고 있어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우리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역시 나르는 이비룡님이 사다놓은 커피와 도넛을 들고 어제 저녁 캐롤린님이 정성들여 준비해온 재료로 여성 대원들이 만들어 놓은 주먹밥과 아침에 만든 베이글 쌘드위치를 배급받아 각자 등가방(Backpack)에 쑤셔 넣고 차 4대로 20분 거리의 어제 둘러본 Marcy 산의 주차장으로 이동하였다. 이른 아침인데 주차장은 거의 만원이었다. Marcy 산은 산길(Trail)이 길기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하지 않으면 해지기 전에 내려오기가 어려우므로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는 것이었다. 7시 15분 경 우리 일행은 산 밑을 출발하여 Marcy 산의 정상을 향해서 걷기 시작하였다. 6.7마일을 걸어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산은 험준한 산은 아니다. 그래서 오르기 어려운 산은 아니지만 산길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온종일 걸리는 스태미나가 필요한 산이다. 그래서 산을 자주 다녀보지 않은 헬레나님은 집에 남아서 홀로 관광과 저녁 준비를 자청해주셨다.
2마일 쯤 걸으니 Marcy Dam이 나왔다. 단풍으로 물든 산들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댐 위에 고인 물속에 비치는 아름다운 산들의 자태를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거기서부터 졸졸졸졸 음악소리를 들려주는 Phelps Brook(Phelps 계곡 물길)을 끼고 가파른 산길을 한참 오르니 Indian Falls에 도달하였다. 갑자기 날씨가 바뀔 수 있다는 써늘한 경고문이 담긴 팻말이 서있었다. 여기서부터 뾰쪽뾰쪽 서있는 침엽수들 사이로 간신히 한 사람이 통과할 수 있는 산길이 나있어서 내려오는 등산객과 마주치면 지나가는 길을 서로 양보해야 하였다. 뾰쪽뾰쪽 빽빽이 서있는 침엽수 위로 멋있는 풍경이 나타났다 숨었다 숨바꼭질을 하였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2마일정도 거리는 매우 큰 둥근 지붕(Dome)을 연상시키는 바위 덩이를 올려보며 걷는데, 날씨가 쾌청하고 바위에 물기가 없어서 미끄러질 염려는 덜하였다. 날씨가 우리들의 등산을 축복이라도 하는 듯이 받혀주었다. 끙끙거리며 마침내 정상에 오르니 사방이 360도 훤하게 내려다 보였다. 마음이 크게 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등산객들이 여기 저기 누워서 햇볕을 즐기고 있었다. 시간은 12시 30분경. 산 밑에서 정상에 오르기까지 5시간정도 걸린 셈이다. 우리들도 각자 가지고 온 주먹밥을 꺼내 먹으며, 주위를 바라보기도 하고 누워서 한 층 가까이 보이는 하늘을 쳐다보기도 하며 휴식시간을 보냈다. 우리들은 더 머무르고 싶은 아쉬움을 산꼭대기에 남기고 1시 30분경 하산하기 시작했다. 돌아갈 길(6.7마일)이 멀기 때문이었다. 등산에서는 일반적으로 내려가는 것이 올라가는 것보다 시간은 덜 걸리지만 어렵고 위험하다. 조심조심 내려오는데 4마일 정도 남은 지점까지 왔을 때 매우 힘들게 느껴졌고, 2마일 정도 남은 지점(Marcy Dam)에 왔을 때 더욱 힘이 들었고, 마지막 0.9마일 남은 지점부터 더 이상 걷기가 싫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드디어 우리들은 5시 30분경 산 밑(Adirondack Loj) 주차장에 도달하여 오늘 하루의 긴 등산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내려오는데 4시간 정도 걸린 셈이었다. 힘은 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에 모두들 마음이 즐거웠다.
우리들은 각자 타고 온 차로 숙소로 돌아왔다. 샤워하고 모든 대원들이 큰 식탁에 둘러앉아 우리가 등반하는 동안 낮에 숙소에 남아서 홀로 관광을 즐긴 헬레나님이 수박을 먹기 좋게 썰어서 냉장고에 넣어두어서 배고프고 목마른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주셨다. 또 김성수님이 가지고 온 Shrimp Cocktail을 녹여서 먹기 좋게 접시에 담아놓으셔서 이비룡님이 가지고 온 쟈니 블랙을 따서 얼음 잔에 부어 마시며 고급 새우를 맛있게 씹어 먹었다. 김성수님 덕분에 산에서도 새우를 먹을 수 있었다! 헬레나님은 또 송유경님이 집에서 손수 만들어서 가져온 묵은지 돼지 삼겹살 찜을 슬로우 쿡커로 덥혀 놓아서 굼주린(?^^) 백성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시장이 반찬인데다 송유경님의 정성이 담긴 고급 요리여서 더욱 맛이 있었다. 9시 경 잠자리에 들었는데 다음 날 아침 깨보니 5시 30분경이었다. 신기하게도 8시간 이상을 한번 도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잔 것이다. 이런 일은 전에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다. 집에서 거의 매일 일반적으로 잠을 설치는 것은 운동부족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면을 하고 대충 떠날 준비를 하고 아래층에 내려가니 모두들 식탁에 앉아서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역시 송유경님이 집에서 손수 만들어 가지고 온 육개장 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도 역시 발 빠르고 순발력이 뛰어난 이비룡님의 커피가 대기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짐을 차에 실어놓고 오늘은 주일이어서 아침 9시경 나는 집 바로 옆에 붙어있는 성당(St Agnes Church)에 들러서 간단히 기도를 드리고 돌아왔다. 그리고 우리 몇 사람이 아직 둘러보지 않은 호수 가를 따라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우리 대장 공 다니엘님과 여러분들이 집을 깨끗이 정리해놓고 모두들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 모두는 오전 11시경 2박 3일간의 즐거웠던 등산 캠프를 마치고 우리가 떠나온 각자 집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뉴욕에 가까이 갈수록 교통체증이 심해져서 빨리 달릴 수가 없었다. 5시가 지나서야 간신히 Fort Lee에 진입하였고 차를 함께 타고 간 분들의 집에 도착해서 뒷풀이를 마치고, 플러싱 우리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가 되었다.
산이좋아 등산클럽 활동은 http://cafe.daum.net/sanijoaUSA에서 볼 수 있고, 우리 등산클럽 대장 공 다니엘님이 찍은 이번 Mount Marchy 등반 사진을 우리 까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다른 글들은 http://thinkingr.blogspot.com 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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